장모님을 떠나보낸 마지막 한 달

신장암 진단을 받은 후 약 3년 동안 장모님과 함께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을 다녔다.

처음에는 항암치료와 임상약의 효과가 있는 듯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폐 전이가 확인되었고, 우리는 그 사실만 알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 장모님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멍하니 계시는 시간이 많아졌고, 체중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말수도 점점 적어졌다.

처음에는 오랜 항암치료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나이도 있으셨고 몸도 많이 지쳐 있으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한 일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손주들을 누구보다 예뻐하시던 분이었다.

손주 얼굴만 봐도 웃으시고 안아주시던 분이 어느 날은 본체만체하셨다.

아침에 함께 교회에 가기로 약속한 날도 있었다.

그런데 내가 모시러 가보니 이미 먼저 교회에 가셨고, 나중에 그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셨다.

갑자기 어린이 프로그램을 한참 바라보고 계시기도 했다.

거동도 점점 불편해졌다.

우리는 단순히 치매 증상이 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장인어른이 치매와 파킨슨병을 앓고 계셨기 때문에 더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은 치매가 아니었다.

암이 뇌로 전이되고 있었던 것이다.

상태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악화되었다.

결국 동네 병원에서 응급으로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기게 되었다.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신장암이 뇌까지 전이되어 있었다.

의료진은 급히 감마나이프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술 후 다음 날까지는 희망이 있었다.

장모님은 우리를 알아보셨고, 짧게나마 대화도 가능했다.

‘괜찮아지실 수도 있겠다.’

가족 모두가 그렇게 기대했다.

하지만 그 희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뇌부종이 찾아왔고 장모님은 의식을 잃으셨다.

이후 집 근처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이어갔다.

혹시라도 다시 눈을 뜨시지 않을까.

혹시라도 손주들을 다시 한번 안아주실 수 있지 않을까.

가족들은 매일같이 기대했다.

하지만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보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장모님은 조용히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마지막 순간, 장모님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셨다.

손주들도 알아보지 못하셨다.

중환자실에서 마지막으로 흘리신 눈물 한 방울만이 우리가 받은 마지막 인사였다.

그 눈물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오늘도 한걸음 👣
gujaeu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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