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과제를 쓸 때 가장 막히는 순간은 내 경험을 쓰라는 문항 앞에서였다. 경험은 분명 있는데, 백지 화면에 바로 문장으로 쓰려고 하면 잘 떠오르지 않았다.
타이핑부터 시작하면 문장을 다듬으려다 생각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2학기 과제를 준비하면서부터는 휴대폰 음성입력이나 녹음을 켜고, 경험과 생각을 먼저 말로 꺼내는 방식을 쓰기로 했다.
이 글은 그 방법을 어떤 순서로 쓰고 있는지 정리한 기록이다. 레포트에 쓸 경험이 생각나지 않거나, 직장 때문에 과제 시간이 늘 부족한 사람에게 참고가 되면 좋겠다.
왜 타이핑보다 말을 먼저 했나
글로 쓸 때는 문장을 완성하는 데 신경이 먼저 간다. 그러다 보면 정작 떠올려야 할 상황이나 그때의 감정이 중간에 끊긴다.
말은 다르다. 순서가 엉망이어도, 문장이 완성되지 않아도 일단 계속 이어갈 수 있다. 그래서 경험을 꺼내는 단계와 글을 다듬는 단계를 아예 나누기로 했다.
1단계: 문장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말한다
음성입력이나 녹음을 켜고 떠오르는 대로 말한다. 문장 구조는 신경 쓰지 않고, 아래 내용을 최대한 많이 꺼내는 데만 집중한다.
- 실제로 있었던 상황
- 그때 내가 했던 생각
- 그때의 감정
- 내가 실제로 한 행동
- 지금 돌이켜보면 어떻게 생각하는지
- 수업에서 배운 개념과 비슷하다고 느낀 부분
이 단계에서는 이론을 몰라도 된다. 지금 필요한 건 정리된 글이 아니라, 나중에 글로 옮길 원재료다.
2단계: 꺼낸 경험을 이론의 개념에 연결한다
말로 꺼낸 내용을 다시 보면서, 그 경험이 과제에서 다루는 어떤 개념에 해당하는지 나눈다.
예를 들어 2학기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중간과제에는 브론펜브레너의 생태체계이론을 정리하고, 두 가지 이상의 환경체계를 자신의 성장이나 생활 경험과 연결하라는 문제가 있다. 이 이론의 체계를 일상의 경험과 맞춰보면 대략 이렇게 나눌 수 있다.

이 분류 작업은 AI의 도움을 받는다. 내가 말한 경험이 어떤 개념과 연결되는지 AI가 먼저 나눠주면, 나는 그 분류가 실제 내 경험과 맞는지 확인한다. 다만 과목마다 생성형 AI 사용 규정이 다를 수 있으니 과제 안내문의 허용 범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3단계: 정리한 원재료로 글의 순서를 만든다
그다음에 원재료를 정리해 글의 순서를 만든다. 이때는 말로 했던 실제 단어와 생각의 흐름을 최대한 살리려고 한다.
처음부터 어려운 학술 표현으로 바꾸기보다, 경험을 먼저 충분히 확보한 뒤 필요한 이론 설명을 붙이는 순서다. 1학기 과제에서도 교재 개념을 내 말로 풀어 쓰고 실제 경험을 붙였을 때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그 흐름을 이어가려는 것이다.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
이 방법은 2학기 과제를 준비하면서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방식으로 완성한 과제가 실제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인간행동과 사회환경처럼 자신의 견해나 경험이 전체 분량의 50%를 넘어야 하는 과제에서는, 미리 꺼내둔 경험이 많을수록 글로 옮기기가 수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결과가 나오면 이어서 정리해 볼 생각이다.
1학기 과제를 어떤 구조로 썼는지는 방송대 과제 만점 4개를 돌아보니, 공통점은 화려한 문장이 아니었다에, AI를 어디까지 보조도구로 썼는지는 방송대 레포트에 AI를 써보니, 만점과 AI 사용은 별개였다에 정리했다. AI에게 질문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AI 프롬프트 대충 쓸 때와 제대로 쓸 때의 결과 차이에서 볼 수 있다.
이론을 정리할 때 출처를 어떻게 표시하는지는 방송대 레포트 인용과 참고문헌, 처음 써보며 헷갈렸던 부분 정리에 따로 적었다.
자주 묻는 질문
음성입력은 어떤 앱을 써야 하나요?
나는 휴대폰의 기본 음성입력이나 녹음 기능을 쓰고 있다. 특정 앱이 꼭 필요한 방법은 아니다.
이론을 잘 몰라도 이 방법을 쓸 수 있나요?
경험을 꺼내는 1단계에서는 이론을 몰라도 된다. 이론과 연결하는 일은 그다음 단계에서 교재와 강의 내용을 보면서 하면 된다.
경험을 이론에 연결하는 일을 AI에게 맡겨도 되나요?
먼저 과목의 생성형 AI 사용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 나는 분류는 AI의 도움을 받되, 그 분류가 실제 내 경험과 맞는지는 직접 확인한다. 경험과 생각 자체는 내가 꺼낸 것이어야 한다.
오늘도 한걸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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