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안 되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렵다.
아침에 일어나 휴대폰으로 뉴스를 보고,
회사에서는 메일을 확인하고,
집에서는 IPTV로 TV를 본다.
아이들은 유튜브를 보고,
게임을 하고,
영상통화를 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이 인터넷은 어떻게 우리 집까지 들어오는 걸까?”
사실 나도 이 업계에 들어오기 전에는 잘 몰랐다.
그냥 인터넷 신청하면 며칠 뒤 기사님이 와서 설치해 주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과정이 숨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과정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통신공사 총괄관리자.
쉽게 말하면 인터넷과 통신망을 만드는 여러 공사와 사람들을 관리하는 역할이다.
인터넷은 하늘로도 가고 땅속으로도 간다
통신선로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구축된다.
첫 번째는 가공선로다.

전신주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도로를 지나가다 보면 전신주에 검은색 통신케이블이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선을 통해 인터넷과 통신 서비스가 전달된다.
두 번째는 지중관로다.

말 그대로 땅속에 관로를 만들고 케이블을 넣는 방식이다.
도심 지역이나 신도시는 대부분 지중화가 되어 있다.
전신주가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광케이블은 생각보다 대단하다
예전에는 구리선이 많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광케이블을 사용한다.

머리카락보다 조금 굵은 유리섬유를 통해 빛을 보내 데이터를 전달한다.
우리가 보는 유튜브 영상.
넷플릭스.
IPTV.
인터넷 게임.
이 모든 데이터가 결국 광케이블을 통해 이동한다.
생각해 보면 신기한 일이다.
빛이 우리 집 인터넷이 되는 셈이니까.
광코어 접속이라는 작업
광케이블을 포설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광케이블 안에는 수십 가닥의 광코어가 들어 있다.
그리고 이 광코어를 정확하게 연결해야 한다.
이를 광접속이라고 한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광섬유를 특수 장비로 정밀하게 이어 붙인다.

잘못 연결되면 인터넷 속도가 떨어지거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생각보다 숙련도가 필요한 작업이다.
총괄관리자는 무엇을 할까
많은 사람들이 오해한다.
총괄관리자는 직접 공사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과 일정을 관리하는 일이 더 많다.
공사 계획을 세우고,
설계를 검토하고,
한전주 사용 협의를 하고,
굴착 허가를 받고,
공사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준공 서류를 제출한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수많은 민원과 장애 대응이 끼어든다.
현실은 드라마보다 정신없다
어떤 날은 전신주 사용 허가가 안 나온다.
어떤 날은 굴착 허가가 늦어진다.
어떤 날은 민원이 발생한다.
어떤 날은 장비가 고장 난다.
어떤 날은 원청에서 갑자기 새로운 업무를 요청한다.
심지어 이미 진행 중인 업무보다 더 급한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생긴다.
그래서 아침에 세운 계획이 오후에는 완전히 바뀌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인터넷이 안 되면 사람들은 당연히 불편함을 느낀다.
하지만 인터넷이 잘 되는 날에는 그 과정을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게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전기가 들어오는 것처럼,
수돗물이 나오는 것처럼,
인터넷도 당연하게 사용하는 시대니까.
그래도 누군가는 그 당연함을 만들기 위해 일하고 있다.
오늘도 어딘가에서는 전신주에 올라가고,
땅을 파고,
광케이블을 연결하고,
장애를 복구하고 있다.
그리고 나 역시 그 일을 관리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마 내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늘도 한걸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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